평소 항체의약품이나 유전자치료제에 관해 관심을 가졌지만, 바이오의약품의 전반적인 특징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아 이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바이오의약품을 정의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살아있는 생물학적 원천에서 추출하거나 생산한 의약품’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하며 유전자 재조합기술recombinant DNA technology이나 하이브리도마hybridoma technology 기술처럼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생산한 치료물질이라는 좁은 의미로 한정된다.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보다 크기가 훨씬 큰데 대표적으로 아스피린의 분자량인 180g/mol이라면 바이오의약품인 인플릭시맙의 분자량은 거의 150000g/mol에 달한다.
바이오의약품과 합성의약품은 개발과정, 생산방식,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투자 규모, 의약품생산 이후의 보관, 투약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준에 차이가 난다.
바이오의약품은 유전자치료제나 세포치료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성분이 단백질이고 단백질은 복잡한 구조와 기능을 가지므로 품질관리와 품질보장에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바이오의약품이 일정한 구조를 갖도록 생산하기 쉽지 않으며 둘째, 분자 구조를 일정하게 만들기 이전에 바이오의약품의 구조를 확인하는 일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즉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과 달리 유효성분을 완전히 분리할 수 없고, 같은 유전자에서 비롯된 같은 세포에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조금씩 변이가 있다 (예: 대표 번역후변형 과정인 당질화glycosylation의 경우 동일한 아미노산 서열을 가진 단백질도 한 세포안에서 다양한 당질화 과정을 거친다) 그러므로 바이오의약품은 단일한 유효성분으로 이루어진 의약품보다는 유효한 성분의 ‘혼합물’로 보는게 타당하다.
‘동일한 의약품인가?’라는 질문에 합성의약품의 경우 ‘같은 성분을 가지고 있는가?’의 의미지만 바이오의약품에서는 단백질의 변이형이 비슷한 비율로 존재하느냐의 질문이 된다. 바이오의약품 자체가 일종의 혼합물이기 때문에 ‘혼합비율이 유사한가?가 더 올바른 질문이다. 또한 생산에 사용할 세포를 키우는 배양조건(배양탱크 내의 온도나 산성도, 영양성분의 조건, 용존산소량등), 추출하거나 제형에 맞추어 제조하는 과정도 의약품의 효능을 바꿀수 있으므로 “공정(제조과정)이 곧 제품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정리해보면 바이오의약품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구조를 분석하기 어렵고 여러 변이체의 ‘혼합물’로 존재하므로 최종 산물의 구조를 분석하는 기존의 방식 대신 생산공정을 통제함으로써 제품의 품질을 보장해야 한다. 때때로 생산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물리화학적 검사나 생물학적 검사를 수행하여 품질을 검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제너릭과 바이오시밀러라는 용어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게 되었는데 제너릭은 합성의약품과 경쟁하는 후발 복제약을 제너릭이라 부르고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은 바이오제너릭이라 부르지 않고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라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보다 우월한 효능이나 안전성을 보이는 경우 바이오베터biobetter라 부르며 이는 바이오시밀러가 아니라 온전한 신약이라는 것이다.
이번 책을 통해 셀트리온이란 회사가 바이오시밀러를 만든다는 것만 뉴스를 통해 들어왔지만 정확한 내용을 이해 못 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군의 역할에 대해 막연하지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바이오의약품과 관련 기사를 읽으면 어떤 새로운 약품이 어떤 제조과정과 순도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으므로 대충 넘기지 말고 좀더 자세히 기사를 살펴볼 예정이며 우선 전통적인 바이오의약품인 내가 맞아야 하는 백신의 원리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맞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