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초입, 프롤로그 부터 이 책은 나를 사로잡았다. 프롤로그에선 작가인 케이 레드필드 재미슨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그녀와 그녀의 친구는 자살충동이 들때 서로에게 의지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그녀의 친구는 끝내 홀로 자살하며 그녀는 혼자 남게 된다.

초반 책을 필때는 생물학적이고 보다 과학적인 내용을 기대하며 장을 넘겼다. 하지만 초장부터 작가의 경험과 개인적인 사유가 담긴 이야기를 보며 이 책에 더 몰입하게 되었다.

자살의 이해, 더 정확히 이 책의 제목은 개인적이고, 사회적이고, 생물학적인 자살의 이해이다. 위 제목과 같이 책은 자살을 다양한 방면에서 풀어낸다.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자살에 과한 내용은 크게 3가지 이다. 첫 번째로 자살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살은 생각보다도 더 오랫동안 행해져 왔으며 이에 대한 탄압과 억압 또한 존재했단 것을 설명한다. 두번째는 사회 공동체 속 자살이다. 이 부분은 나를 비롯한 현대인들의 일상과도 연과되어 있는 부분이기에 흥미로웠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살한 여러 장소와(도심을 비롯한) 자살의 이유, 당대의 시대상, 그리고 자살이 불러온 파장과 여전히 이어지는 논쟁은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표현된다. 마지막으로 공중보건과 자살 예방 등에 대한 챕터로 사회적 측면의 자살이 마무리 된다.

생물학적인 측면의 자살은 말 그대로 자살에 대한 과학적 고찰과 근거들을 제시한다. 크게 자살의 원인과 이를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뉜다. 원인의 경우 울증, 조증, 이 둘을 합친 양극성 장애 등과 같은 정신병적원인과 유전적 원인으로 나뉜다. 유전적 원인에 대해선 크게 다뤄지진 않지만 자살 성향이 유전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정신병적인 원인은 초반부부터 후반부에 이르기 까지 넓게 다뤄지는데 대표적으로 조울증을 자살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는 치료법(예방법)과도 연결이 되는데, 치료로는 약이 많이 사용된다. 이 약들은 정신장애와 충동성을 억제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리튬 등이 대표적이다.

개인적인 측면의 자살은 챕터의 중간과 마지막에 삽입되는 예시의 형태로 도입된다. 가장 인상깊은 부분들이기도 한데, 이는 길제 자살 사건의 전후관계와 자살과정을 상세히 서술했기 때문이다. 예시로 가장 기억에 남는 그렉이 있다.

그렉은 주변의 인정을 받는 건장한 청년으로 특유의 유쾌함과 긍정적 사고로 유명했다.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교수가 가장 유망한 학생이라 지명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냈지만 졸업하기 몇달 전부터 그의 정신병(조울증) 증세는 심해졌다. 조울증은 그의 인생자체를 파먹었다. 지속적인 치료로 호전되는 형세를 띄었으나 결국 그는 학교를 졸업하지 못하고(장교임명) 상황은 악화된다. 이후 그는 결국 고속도로앞 차 안에서 총기로 자살한다.

이 부분이 충격적이던 이유는 그가 미쳐가는 과정과 양극성 장애에 대한 소감이 명실히 적혀있기 때문이다. 그가 자살하기 불과 몇일 전에도 특유의 밝음과 유머스러움이 있었다는 묘사와 실제 그렉의 친구들의 어록은 아직까지도 기억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이 같이 위 책은 자살에 대한 내용을 범위적으로 다루지만 또 세밀하게 다루는 책이다. 책을 읽은 후 나에게 남은것은 기존의 지식을 휘발시킬 정도의 강한 인상과 자살이란 어떤것인가에 대한 또다른 의문들 뿐이었다.

사회 전체에 자살이 만연하는 현대사회, 나의 주변 뿐만아니라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자살은 미리 이해할 필요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은 자살이라는 것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중 하나라 생각되기에 누구나 한번쯤 읽을 가치가 있을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