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키야 미우의 소설 70세 사망법안, 가결은 2년 뒤 70세 이상이 되면 안락사를 해야만 하는 법안이 통과된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주인공은 노모를 모시는 전업주부로, 가정에 무관심한 듯한 남편,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취업에 실패한 아들, 그리고 사지는 멀쩡하지만 스스로 할 줄 아는 게 없는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간다.
이 소설은 가족 간의 복잡한 관계와 각기 다른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주인공이 처한 상황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70세가 되면 모두가 안락사를 해야 한다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주인공의 일상은 더욱 무거운 갈등과 압박으로 가득 차게 된다. 이에 주인공의 가족들은 각자만의 문제를 마주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한다. 주인공은 학생 때처럼 자취를 하고, 아들은 잊었던 친구를 재회하며, 남편은 가정을 되돌아본다. 노모는 삶의 의지를 회복하려 노력한다. 작품의 결말부에는 가족들이 자신들이 가졌던 앙금을 모두 해소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큰 반전이 드러나며 소설의 분위기가 산뜻하게 변모하며 소설이 왜 소설인지 알 수 있게 한다.
작가는 '사망 법안' 설정을 통해 사회가 직면한 고령화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며, 가족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삶과 죽음의 가치에 대해 독자에게 깊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주인공이 마주하는 혼란과 무력감은 오늘날의 현실을 반영하며, 이 소설은 단순한 가정의 이야기를 넘어 사회적 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70세 사망법안, 가결"은 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가족 간의 복잡한 관계와 각기 다른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가족의 의미와 삶과 죽음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다. 허나 인물들의 갈등과 심리가 섬세하게 묘사된다하여 피곤하기만 하거나 심오한 소설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갈등과정과 그 해소를 통해 일상적 공감과 재미를 유발하는 등 소설 자체로써도 그 가치가 높다 생각한다. 읽으면서 느꼈던 가장 큰 부분은 한국과 굉장히 닮아 공감하기가 쉽고 한번쯤 접해본 문제이기에 몰입하기도 쉽다는 것이었다. 즉, 취미 소설로도 읽어볼만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