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들은 어떻게 병을 고쳤을까? 제목부터가 내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을 표지를 읽어보니 조선시대 왕들의 건강장수법과 질환에 따른 치료법에서부터 멀리는 중국 황제들의 건강법에 이르기까지 궁중에서 내려오는 건강비책들을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라고 나와 있었다. 조선의 왕과 왕비들은 내의원의 어의들을 주치의로 두었고, 상황에 따라 시약청과 산실청 등을 별도로 설치하여 건강 관리에 만전을 기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평소에는 온갖 좋은 음식으로 보양을 하였고, 목욕을 할 때도 약물이나 온천을 찾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북벌론을 펼쳤던 효종이 왕(효종)에 오른 뒤에 7년간 북벌을 준비하였으나 그런데 갑자기 승하하여 북벌군을 출정하지 못한 것과 관련된 일화이다. 그 당시 왕의 사망에 대해 음모설이 있기는 했지만 귀밑에 생긴 종기 때문에 치료를 받다가 출혈이 과다하여 불과 41세로 급사했던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면 청나라에 반기를 드는 한족들의 반란과 호응하여 요동 땅을 차지하고 강대한 자주국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런 맥락에서 조선시대 왕들의 건강관리는 과연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현대의 우리가 참고할 만한 부분은 없는지 등을 역사적 사실과 한의학적 관점에서 살피고 있는 이 책의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궁중에서 왕이 마시는 물 가운데 ‘백비탕(百沸湯)’이 있는데 백비탕은 말 그대로 물을 끓였다가 식히기를 백 번이나 한 것인데, 궁녀들이 미리 아흔아홉 번을 끓여서 식혀 놓았다가 필요할 때 마지막으로 한 번 끓이고 식혀서 임금에게 올리는 물이다. 백비탕은 양기를 돕고 경락을 잘 소통시켜주는 약효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현대 과학적으로 볼 때 물을 끓였다가 식히면 그 속에 풀려 있던 공기량이 절반으로 줄 뿐 아니라 물분자들 사이가 더 치밀해지고 겉면 압력이 커지며 전기 전도도가 달라져서 세포 안의 물과 비슷해지므로 몸에 빨리 흡수된다고 한다. 또한 끓였다가 식힌 물은 높은 생리 활성을 가진다고 하는데, 세포막을 쉽게 통과하고 물질대사를 왕성하게 하며 혈색소를 늘려 면역 기능을 높여준다고 한다. 근육에 축적된 피로물질을 없애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피로가 빨리 오지 않고, 감기와 후두염도 막을 수 있다고도 한다. 또한 붕어와 잉어는 조선시대 궁중에서 기를 보강하는 최고의 식품이었다. 붕어는 임금의 즉위식 연회나 대비마마의 6순이나 7순 같은 궁중 연회에 빠지지 않고 나왔던 음식이고, 잉어는 왕비가 임신했을 때 태아에게 기를 공급하기 위해 먹었던 태교식품이었다고 한다. 궁중 여인들은 피부 미용을 위해 쑥 목욕을 했다는 등 왕비와 궁녀들의 건강법도 소개되어 있다.
한의학이 실제 어떻게 처방되고 이용되었는지를 실제적으로 살펴보는 좋은 기회가 되어 아주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몇몇 처방은 나도 한번 실생활에서 실천해보고 싶다.
나의 진로분야에 관한 책을 읽으니 꿈이 더 가까이 오는 것같아 기분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