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인문학 수업이 있어, 나의 진로분야에서 찾을 수 있는 인문학적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을가? 궁금해하는 마음에 관련 책을 찾아보다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평소 의학과 인문학이 별로 상관이 없을 것이란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 책은 처음부터 ‘의학은 인문학에서 탄생했다’는 서두로 나의 편견을 깼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사유를 통해 답하는 학문이 인문학인데,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총체적으로 이해해야만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학은 본질적으로 인문학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을 생명이 붙어 있는 살덩어리로만 바라보지 않고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내성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는 주체, 즉 ‘의식을 가진 생명체’로 바라보며 치유를 모색해야하며, 치료의 과정에서의 의사의 말투나 병원 분위기, 다른 사람과의 관계, 사회문화적 환경 등 수많은 요소가 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통해 의학은 그 어떤 분야보다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흔히 의학을 전문가만이 다룰 수 있는 어려운 학문으로 여기고 있지만,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학문인 만큼 의학은 거의 모든 학문이 의학 발전을 위해 기여할 정도로 광대한 분야를 섭렵하고 있으며, 객관성을 추구하는 과학적 의학은 건강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해주기는 하지만, 그 한계 또한 분명하기 때문이다. 의학의 주된 역할은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 사람의 상태를 바로잡아주는 것이고, 질병을 고치는 것은 그 과정의 하나일 뿐이다. 과학에 바탕을 두는 현대의학의 문제점은 의학의 중심이 환자에서 질병으로 옮겨가면 갈수록 의사가 환자의 고통에 무관심해지고 오로지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이상 징후에만 집중한 채 환자를 기계 대하듯이 하는 현상이 심화되는 것이다. 각종 의료 기술의 발전이 의학 발달에 공헌한 것은 분명하지만, 의사가 환자를 돌보기보다 질병 치료에 몰두함으로써 인간성 상실의 위험에 처한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이 오늘날 인문학적 의학이 강조되는 이유다.
이 책을 통해 의학을 역사, 예술, 문화와 사회, 윤리와 법, 첨단과학 등과 관련지어 융합의 눈으로 바라봐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으며, 이 책은 융합적 사고가 왜 중요한가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이유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