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의 줄거리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데, 바로 '기다림'이다. 이 작품은 희곡의 거의 모든 관습적인 기대를 깨버린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이 등장해 이해할 수 없는 허튼소리를 내뱉는 것이 전부이다. 심지어 두 주인공끼리 나누는 대화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쪽에서 밥은 먹었냐고 물어보면 다른 쪽은 난 술이 싫다고 동문서답하는 식이다. 두 남자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한 국도의 작은 나무 옆에서 '고도'라는 이름의 사람을 기다린다. 그들은 고도가 누구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고도에게 뭘 원하는지도 모른채 고도를 기다린다. 심지어 고도가 실존하는지도 확신하지 못한다. 둘은 이야기를 하지만 상호적인 대화로 이어지지 못한 채 마치 서로 벽에 외치는 것과 같이 피상적이 되어간다. 그러던 중 그들은 포조와 그의 짐꾼 럭키를 만나 대화를 나누지만, 역시 두서없고 무의미한 대화뿐이다. 밤이 되자 심부름을 하는 양치기 소년이 나타나 그들에게 '고도 씨는 내일 온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제2막(다음 날)도 비슷한 내용이 그대로 반복되는데, 등장인물들의 변화로 더 괴이한 느낌을 준다. 마지막엔 역시 양치기 소년이 등장하는데, 둘의 대화는 도무지 맞물리지 않는다. 결국 블라디미르는 양치기 소년에게 화를 내며 쫓아버리고, 잠을 자다 깬 에스트라공이 고도가 왔었는지 묻는다. 그는 차라리 멀리 떠나자고 하지만 블라디미르는 내일 고도를 만나러 여기 와야 한다고 상기시켜준다. 둘은 나무를 쳐다보며 목이나 맬까 하지만 끈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내일 끈을 챙겨와 고도가 안 오면 매자고 다짐한다. 두 사람은 입으로는 떠나자고 하면서도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