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비전문가를 위한 과학 입문서 이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비전문가를 위한 과학 입문서를 쓰기란 쉽지 않다. 내용을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하면 이해하기가 어렵게 되고 무조건 이해가 쉽게 쓰려면 내용이 모호하게 되기 쉽다. 라이너 그리스하머의 ‘아톰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원자의 측면에서 본 화학에 관한 책이다. 즉, 단순히 현상론적인 상식 수준의 화학이야기가 아닌 근본적으로 원자로부터 출발하여 화학적 현상을 이해하려고 하는 책이다. 일반적으로 비전문가들이 제일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부분을 그리스하머는 원자들을 의인화하여 해결하였다. 이 책에는 화학자 ‘멘델레예프’와 환경학자 ‘카슨’이 선생님으로, 그리고 여러 원자들이 학생들로 등장하며 몇 원자들이 자신에 대한 특별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형태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이 화학자 ‘멘델레예프’와 환경학자 ‘카슨’이 등장하는 것이 가장 큰 의의이다.
<br>첫 수업에 대해서 이야기 해봅시다. 탄소가 첫 수업에 참여한다. 원자들을 상대하는 것에 익숙치 않은 두 선생님은 우왕좌왕 당황하고 원체 게으름뱅이인, 제멋대로 사는 것이 생활방식인 원자들은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급기야는 원자들이 자신들이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나서고 ‘멘델레에프’와 ‘카슨’ 선생님은 프로젝트 수업을 약속하게 된다. 그리하여 주요한 원소들은 자신들의 삶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지구의 중요한 신진대사에 적극적인 참여 원소이자 석유의 주요 구성성분이자 인간이 만들어낸 화학물질의 중심 원소이기도 한 탄소 원자는 ‘세계의 수레바퀴에 끼어든 탄소’라는 프로젝트 수업을, 인간이 사용하는 생산물의 주요한 원료가 되는 철은 ‘철! 지구는 니가 지켜!’라는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 수업은 중간에 ‘멘델레예프’ 선생님이 사고를 치는 바람에 알코올의 화학반응과 음주 측정 방법에 대한 강의가 끼어들게 되고, 중간에 말이 끊긴 철은 시무룩해지게 된다. 공기의 주요한 성분이자 인체의 신진대사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원소인 산소는 빨래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특화해서 ‘밤샘 디스코파티에 간 산소’라는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돈가스와 감자튀김’ 장에서는 인간이 원소들과 화합하고 결합하는 과정인 음식물 소화와 독극물 원소들, 중독 물질들에 대해서 설명한다. ‘신나는 컴퓨터 뿅뿅게임’에서는 규소가 나서서 인간이 새로이 발전시킨 컴퓨터의 여러 구성 요소들, 반도체, 액정 등에 대해서 소개를 한다.
<br>일단 첫 부분만 소개를 했다. 이렇게 계속 여러 수업을 원소들과 함께 해 나아간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원소들에 대해서 숙지가 된 사람에게는 마치 동화를 읽는 느낌이 날 것이고, 반대로 원소의 ‘원’자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백과사전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톰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라는 이 책은 외국 저자가 작성한 글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따라서 출판사마다 내용이 조금 다를수도 있다. 일단 현재는 ‘생각의나무’에서 나온 번역이 유일하다. 번역과정에서 역자가 한국적 상황에 맞춰 의역한 부분이 여러 군데 보인다. 큰 무리는 없어 보이지만 아무래도 원본에 충실한 것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