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헌법 조문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풀어 놓은 책이다. 스토리 중심이다 보니 읽기도 편했고, 내용이 무척 재미있었다. 그 중 2부인 '나는 존엄할 권리가 있다.'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이야기 3개를 풀고 싶다.
<br>첫 번째 이야기는 청소년의 신체의 자유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헌법 조문은 다음과 같다.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그런데, 지금 이 헌법 조문이 지켜지지 않는 제도가 하나 있다. 바로 '통고' 제도이다. 통고는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청소년을 학교의 동의, 가정법원의 판결이 있으면 청소년을 소년원에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겉으로 보면 청소년의 범죄를 예방하고 좋은 길로 인도하는 처분처럼 보이나 이 통고의 과정에는 청소년 개인의 의사가 전혀 반영되지 못한다. 자신의 인생에서 소중한 1년을 소년원에서 보내는 것은 그 청소년의 입장에서는 매우 부당한 처사이다. 이는 해당 청소년의 신체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이며, 없어져야 할 제도이다.
<br>두 번째 이야기는 고문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헌법 조문은 다음과 같다. "모든 국민은 고문을 받지 아니하며,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질문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 2000년 8월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한 택시기사가 칼에 12번 찔려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그 자리에서 신고한 최 군이었다. 최 군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으며, 증거 또한 엉터리였지만 어느 순간 최 군의 자백으로 15년형이 선고되었다. 감옥에 들어갈 당시 15세이었던 최 군은 10년 뒤 감형을 받아 풀려났다. 그러나 억울했던 최 군은 계속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이후, 한 변호사를 만나 자신의 결백을 밝히게 된다. 최 군이 자백했던 이유는 극심한 고문 때문이었다. 군사정권 시대도 아니고 2000년에 이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경악했다. 이 이야기는 이후 영화 '재심'에서 밝혀진다. 고문과 관련된 일은 더 있다. 간첩이라는 의혹 하나만으로 사람을 6개월동안 감금시켜놓은 사건이 2013년에 일어났다. 고문은 인간의 존엄성과 법적 청구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며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가져가버린다. 고문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부당한 처사이다.
<br>세 번째 이야기는 검찰의 비리와 경찰의 무능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와 관련된 헌법 조문은 적법절차의 원리 조문이다. 검찰은 박정희 정권이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막강한 형사사법절차적 권한을 부여하면서 굉장히 비대한 조직으로 성장했다. 반면 경찰은 마땅한 권한을 부여받지 못한 채 그저 주민의 친구 노릇을 하며 지내고 있다. 위에서 경찰의 무능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경찰관들의 자질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관에게 주어진 권한들이 무엇인가 국민을 위해 할 수 없도록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선 헌법에서는 영장은 검사의 요청에 의해서만 발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영장 청구에 대한 내용을 헌법에 명시하고 있지만 이를 검사에만 제한해 놓은 국가는 대한민국 밖에 없는데, 이를 통해서 검사에게만 영장을 청구하도록 한 것이 국제적 흐름에도 뒤쳐지며, 군사정권 시절의 잔재라고 볼 수 있다. 강력한 형사사법적 권한을 갖고 있는 검찰은 부패했다. 힘이 고이면 부패하는 것이 순리이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김기춘 전 검찰총장의 사례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검찰은 이미 수많은 부패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므로, 이제는 개혁이 필요하다. 또, 국민에게 매우 가까이 있는 경찰의 권력을 확대하여야 한다.
<br>이 책을 통해 헌법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부분, 즉 문제점에 대해 직시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점은 고칠 점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 지 알게된 것은 우리의 삶을 보다 아름답게 만드는 방향을 이끌며 우리를 국가 권력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