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인문학적 지식 교양을 위한 도서이다. 두 번째 편이기도 한 이 책은 철학부터, 인간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분야를 다룬다. 이과 학생이지만 오늘날 인문학에 대한 지식은 계열을 넘어 필수라 생각했기에 읽게 되었다.
<br> 인류의 진리에 대한 탐구는 철학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철학은 진리에 대한 견해에 따라 단일 진리를 추구하는 절대주의, 변화하는 다양한 진리를 추구하는 상대주의, 인간은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는 회의주의로 나뉜다. 이들은 고대 그리스부터 중세 시대, 근현대에 이르기 까지 경쟁적으로 발전해 왔다. 회의주의적 시각은 근현대에 이르러 비로소 주목받긴 했지만 이는 중세시대를 장악했던 종교적 가치관으로 인해 기인한 것일 뿐. 세 분야 모두 오랜 역사 속에서 발전해 왔다. 개인적으론 평소 회의주의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는데 철학의 발달과정을 익히며 내가 이러한 견해를 가지게 된 이유로서 니체의 주장이 크게 영향을 미쳤음을 느꼈다. 특히나 니체가 주장한 ‘사람은 죽고 난 뒤 동일한 삶을 반복하게 된다’는 영원회귀론은 내 인생의 전체를 보기보다 한순간 한순간을 가치 있고 소중한 것으로 돌아보게 해주었다.
<br> 인문학은 인간의 본연 그 자체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며 사람처럼 사고하는 강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현황 속에서 인간 같은 인공지능을 만들려면 알고리즘적 기술을 확보하는데 치중하는 게 아니라 인간을 완전히 이해하는, 인문학적 연구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문과생을 위한 책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위한 책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