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세상은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가지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눈에 보이는 바가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 책을 통해서 작가는 주기율표를 제작한 멘델레예프가 마치 원자들을 대상으로 수업하고 있는 듯한 장면을 묘사하여 원자 각각에 대한 개념부터 원자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그리고 홀로 존재할 수 없는 분자 상태로 있을 때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탄소 원자는 결합하는 종류나 결합의 방법에 따라, 석유에 쓰이기도 하고, 이산화탄소, 포도당, 에탄올, 메테인, 프로페인 등 여러 가지 물질이 될 수 있다. 원자를 우리가 볼 수 없는 이유는 모두가 아는 듯이, 그 크기가 너무 작기 때문인데, 가장 질량이 작은 원소인 수소의 1g 속에는 무려 6*10²³개의 수소 원자가 있다. 이처럼 크기가 매우 작은 원자는 우리 주변의 물체들뿐만 아니라, 우리의 몸과 온 우주를 이루고 있다. 나는 소제목 ‘인간의 화학식은 뭔가요?’를 매우 흥미롭게 읽었고, 이 부분에 대해 궁금한 점을 추가적으로 조사하였다. 인간의 화학식에 대해 흥미로움을 느낀 이유는, 인간에게 화학식이 있다는 관점이 굉장히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의 화학식을 단순한 구조로 정의할 수는 없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과 식물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세포 내부를 구성하는 물질들이 모두 다르고, 무엇을 먹고, 어떤 영양분을 생성하고, 어떤 효소를 이용한 특정한 물질대사가 일어나는지 등 생물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화학적 현상을 단일의 화학식으로 표현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이처럼 화학이라는 분야는 우리에게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분야가 아니라, 우리와 매우 밀집해 있으며, 모든 과학 분야에 크게 영향을 주는 매우 기본적인 과학 학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인체와 화학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나니, 내게 눈에 띄게 들어온 것은 어떻게 화학이 발전하게 되었느냐이다. 화학의 기본은 원소, 원자, 분자에 대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원자와 분자들은 어느 시기에 어떤 방법으로 발견되었으며, 과거 화학이 충분히 발전하기 이전에는 세상을 구성하는 물질을 무엇이라고 생각했을지 의문점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독서와 추가적 조사를 통해, 기원전 탈레스는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고 하였고, 엠페도클레스, 아리스토텔레스는 물, 불, 흙, 공기가 세상의 근원이라는 사원소설을 주장하였다. 그리고, 사원소설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물, 불, 흙, 공기는 서로 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돌게 되는데, 이는 중세에 서로 다른 물질을 이용해 금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연금술사 등장의 밑바탕이 되었고, 연금술사가 등장하는 과정에서 화학은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연금술이 화학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그동안 연금술은 단순히 부에 눈이 멀어 물질의 종류를 마다하고 뭐든지 금으로 만들려 했던 이기적인 연금술사들의 부질없는 행위라고 생각했으나, 오히려 그 과정에서 어떤 물질도 다른 물질로 변할 수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연금술사들도 단순히 자신의 이익뿐만이 아니라, 자신들 특유의 논리와 가정을 통해 실험을 진행했을 것임을 생각하게 되어 그동안 편협한 사고를 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이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을 스스로 성찰해보기도 하였으나, 사실 이 책의 구성 중 나는 왜 굳이 그 수많은 원자와 분자들을 학생으로 표현하였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은 멘델레예프와 원자들이 의사소통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우리에게 더 친근하게 와닿기 위해 이러한 구성을 취한 것이라면, 나는 그 점에 대해 비판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러한 구성은 나에게 오히려 더 이해하기 어렵고, 익숙하지 않게 다가오는 역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의 전체적 내용은 문제가 될 바가 없다. 책에서 얘기하고 있듯이, 탄소, 산소, 규소 등 여러 가지 원자들은 제각각 상황에 따라 다른 원자들과 결합하거나, 고유로 존재하는 등 자신의 역할을 해나간다. 어쩌면 이것은 자연의 섭리일지도 모른다. 우리 인간 한명 한명이 원자라고 하면, 생각과 행동, 습관, 잘하는 것 등이 모두 같은 인간은 없다. 원자들이 서로 다른 형태로 결합하여 이 세상을 이루듯이, 우리도 우리의 재능을 어떻게 다양하게 다른 재능을 가진 사람들과 융합하여 빛을 발하게 할지, 그 전에 나는 나를 잘 알고 있는지 등에 대해 미리 파악할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가 사는 세계는 가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런 세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우리만의 개성을 살려내야만 한다. 어쩌면, 이 책은 단순히 원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원자를 마치 사람처럼 의인화한 것은, 우리 사람도 각자 빛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는가에 대해 독자에게 깨달음을 주기 위한 작가의 의도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한명 한명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이 책이 알려준다는 점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책을 읽고 나뿐만 아니라, 많은 친구가 영감을 받아 긍정적이고 발전을 이룩하여 빛을 발하는 한명 한명의 인생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