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에서 처음 접했다. 그 이후로 고등학교에 와서 독서토론 동아리 토론 책과 국어 수행평가로 이 책이 선정되어 읽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는 비교적 압축적으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만 교과서에 다루어져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는 다시 읽는 느낌과 새로운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전에 알고 있던 내용과 함께 새로운 내용도 읽어보니 이해가 조금 더 잘 됐다.
<br> 이 책은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 연작이 모두 나와 있는 책으로, <뫼비우스의 띠>부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거쳐 <에필로그>까지 여러 사람의 이야기가 나왔다. 꼽추, 앉은뱅이, 난장이와 같이 도시 재개발 지역에 사는 하층민들의 안타까운 강제 이주와 그들이 사는 동네에 있는 은강기업에 다니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지금의 나와는 정말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특히 은강기업 공장을 다니며 노동조합을 만들고 회사의 부패한 임금 지급과 맞서 싸우다 은강기업 회장의 동생을 죽이는 영수, 힘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노동 운동을 하는 지섭의 모습은 지금 시대에선 극히 드물거나 찾아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그들의 용기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난장이 가족의 장남으로 태어나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한 영수가 맏이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지니고 공장에 취업하여 살아가던 모습이 정말 안타까웠다. 비록 영수가 그러한 삶 속에서도 노동조합을 꾸려 자유와 정의를 주장했으나 결국 ‘살인’이라는 범죄를 저질러 사형을 선고받는 것을 보며 영수가 잘못된 길로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1970년대에 영수와 지섭과 같은 사람들의 희생과 투쟁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자유롭고 평등한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br> 책을 읽고 나니 단지 도시 하층민의 안타까운 생활상과 도시 재개발 사업의 양면성을 표현한 소설로만 알고 있었던 나의 인식이 바뀌었다. 또 이 책처럼 사회적 취약 계층의 어려운 삶이나 그들의 저항, 투쟁 등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더 읽어보고 싶었다. 앞으로는 이 책과 비슷한 주제나 시기를 다룬 책을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