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장애. 선택의 기로에 놓여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을 즉 결정하는데 있어 너무 고민하는 상황을 아우르는 말이다. 나도 그렇듯 살면서 다들 한 번씩은 써봤을 법한 단어이다. 그런데 내가 나조차도 모르게 그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누군가를 차별하고 비하하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에필로그부터 이렇게 자신이 겪었던 상황을 통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것들이 누구한테는 당연하게 차별임을 밝히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본인은 모르지만 피해자들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작가는 정작 차별을 하고 있는 당사자는 결백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을, 그 사람을 ‘선량한 차별주의자’라고 부르고 있다. 정말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것 같다. 후에는 사회 속 받는 부당함과 차별에 대해 자세하게 다룬다. 아무래도 차별에 관한 이야기인 만큼 인종에 관해 많은 사례가 나왔다. 당연히 그 대립 구조를 이루는 주체는 흑인과 백인으로 ‘백인우월주의’라는 잘못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흑인 분장을 하며 일부로 웃음을 유발하며 흑인들에게 상처를 주곤 했다. 웃긴 사실은 SBS 개그 프로그램 웃찾사에서 또한 그런 분장으로 공연을 했다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다는 것이다. 당연히 개그맨 입장에서는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하나의 개그 소재로 사용을 한 것이겠지만 이는 한번만 그들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분명히 상처를 받고 기분 나쁠 일이다. 해외 축구를 보면 동양인을 조롱하기 위해 눈을 찢는 제스쳐를 하는 축구 선수들이 간혹 있다. 우리는 그럴 때 그들에게 환멸감을 느끼지 않는가? 단지 차별을 당하는 주체와 객체가 바뀌었을 뿐인데 그 사이에 느끼는 감정은 선명하게 차이가 난다. 그런데 이런 차별은 단지 인종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별에서도 발생하곤 한다. 예를 들자면 먼저 필자는 여성과 남성의 임금을 조사한 결과 여성이 받는 액수가 같은 기준에서 할당량을 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에 비해 적다고 밝히고 있다. 또 여성은 남성에게 순종적으로 살길 원하는 남존여비 사상이 차별의 대표적인 예시로 보여 지고 있다. 이런 강압적인 성향 때문에 페미니즘이라는 하나의 신념이 탄생하기도 했다. 사실 억압받는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취지는 나 또한 지지한다. 그러나 잘 알지 못하고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면 무섭다고 우리나라의 페미니즘의 경우 있지도 않은 사실을 확산시키고 그들이 진실인 듯 떠들어대는 죄 없는 결백한 남자들을 마녀사냥하는 경향이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주장에 동참하지 않는 사람들이 오히려 많다. 과연 그들은 무엇을 목적으로 시위를 하고 그들이 신념을 강조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가끔 들기도 한다. 인종, 성별 말고도 성적 취향 그리고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다른 보통 사람들과 차이가 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기도 한다. 성적 취향의 차이로는 같은 성별끼리 좋아하는 사람들, 레즈비언 혹은 게이가 그 차별의 대상이 된다. 사실 책 중간에 나오는 성소수자 얘기에서는 기독교로서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기독교에서는 동성애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미워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감정이 들지 않는 그런 인격체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받는 불공평한 대우에 대해 어떻게 보면 그들이 만든 상황이기 때문에 무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생각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는데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 축제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축제를 열기 위해 정부에 공공장소에 대한 사용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도 거부하는 상황, 승인이 된다고 해도 그에 반감을 사는 사람들이 그들을 따라다니며 괴롭히는 비인간적인 상황을 보며 그들을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해야겠다는 그런 인식이 생겼다. 같은 사람으로서 그런 처참한 대우를 받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또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항상 차별을 당연시 받는 장애인들에 대한 설명은 계속해서 나오는데 친구의 다친 모습을 보고 ‘애자’라고 스스럼없이 부르는 사람들의 모습, 누군가 특정 상황에서 비난 받을 행동을 했거나 잘못했을 때 ‘장애인’이라고 지적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모르게 타인을 비하하고 차별하고 있다는 사실에 반성하고 성찰하게 되었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정부에서는 맞춤 정책을 실시하고 소외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어울림 모임이나 그런 기관을 설치해야함을 간절히 느끼기도 했다. 혹여나 주변에 말을 험하게 하거나 다른 사람의 뒷담화를 잘하는 지인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고 항상 내가 하는 모든 행동에 잘못이 있는지 확인하는 경각심을 기르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