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마가 자신만만하게 남긴 하나의 정리, 그리고 300년 간 그 하나의 정리를 풀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수학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하나의 정리, 하나의 문제를 위한 몇 십년간의 끊임없는 노력, 그리고 그 문제를 풀었을 때의 희열. 한 수학문제를 가지고 며칠을 고민하다 풀었을 때의 희열도 나에게는 말로 못 이룰 정도인데 수학자들은 몇 십년을 연구하고 고민하니 다시한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나보다 더할 그 희열이 그 300년동안 포기하지 않고 여러 수학자들이 애쓴 원인이 아니었을까 싶다. 또한 그 정리를 위해 여러 가지 다른 수학 이론들이 만들어지고 그 만들어진 이론들이 지금 오늘날을 있게 했다는 사실을 읽으며 페르마의 정리가 생각보다 큰 영향력을 가진 것에 놀랐다. 그 정리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수학은 발전이 더디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페르마의 정리를 풀기위해 탄생했고 다른 분야에서도 활발히 쓰이고 있는 정리들이 꽤 많았다. 여기서 짐작할 수 있듯이 300년이라는 시간은 가히 짧은 시간이 아니고 이 책에 등장하는 수학자들 또한 적지 않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앤드루 와일즈라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증명에 마침표를 찍은 현대 수학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앤드루 와일즈는 초등학생 때, 우연히 도서관에서 이 문제를 접하고 거기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어쩌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기 위한 운명을 타고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앤드루 와일즈가 자라고 있는 사이 일본에서는 획기적인 발견이 이루어지게 된다. 타원 방정식의 해를 쉽게 구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E-급수와 모듈의 대칭성을 설명하는 M-급수가 일치한다는 타니야마-시무라의 추론이 발표된 것이다. 그리고 게르하르트 프레이라는 수학자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타원 방정식으로 변환시키는데 성공하기까지 이른다. 당시 타원을 전공하던 앤드루 와일즈는 다시 한번 자신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풀 운명임을 느끼고 장장 7년 간 그 문제의 해답을 찾기위해 노력한다. 그는 귀납법을 통한 증명을 하기로 큰 가닥을 잡고 프랑스의 비운의 수학자 갈루아의 군론을 차용하는 동시에 그것을 자연스럽게 사용하기 위해서 처음의 몇 년간은 자신이 사용할 수학적 스킬의 연마에 집중한다. 그러고도 풀리지 않아서 고민을 거듭하다가 학회에 참석했을 때 알게 된 콜리바긴-플라흐의 방법도 적용한다. 7년에 걸친 노력에도 불구하고, 와일즈는 위기에 직면하였고 도무지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왜 틀렸는지 다시 확인을 거듭했다. 그 순간에 그는 자신이 오래전에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한 수학 이론을 적용시켰고 마침내 300년간의 지루한 싸움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정말 인상적인 수학자고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앤드루 와일즈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일은 결코 그 혼자의 작업이 아니었다고도 생각한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증명 과정은 오일러, 러셀, 타니야마-시무라, 프레이 등 여러 수학자들의 일종의 이어달리기였다. 앞선 수학자들이 초석을 마련하지 않았다면 앤드루 와일즈 또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한 아니 이 책에 등장하지 않았더라도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한 그 수많은 수학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위대하다. 이러한 대장정을 읽으며 수학을 심화과정으로 배우는 교대생의 입장으로서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수학이란 모든 학문 중 가장 완벽한 학문이며 논리적인 학문이다. 싫을 때도 있지만 묘하게 끌리는 그 이성적 매력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다른 수많은 사람들을 이끌고 있다고 느낀다. 수학을 전공하는 친구가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