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모독이라는 제목을 보게 되었을 때 관객 즉, 희곡에서 연기를 감상하는 일종의 독자를 모독하는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관객을 모독해야 하는 이유가 궁금해져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들여다보았을 때 신선한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내용이 없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70페이지가 넘는 책에 어떻게 내용이 없을 수가 있을까? 이 책은 하나의 대본이다. 4명의 연기자가 나와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닌 여러분이라고 표현되는 청중들에게 문장을 전달한다. 이 문장은 문장문장마다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있고, 하나의 주제로 통일되지 않기 때문에 내용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지막 부분에는 관객들을 모독하는 말들이 대본을 가득 매운다. 모독하는 이유는 생각해보았을 때 이 희곡이 쓰일 당시에는 1900년대 초반이라 희곡을 보는 청중들은 대부분 상류층이다. 상류층들이 연극을 보러오기 위해 평소에 입지 않는 양복을 입는 것이 위선과 허영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풍자하기 위해 모독을 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br>책들은 저마다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예를 들면 시의 경우 현실을 부정하고 현실극복 의지라든지 소설의 경우 우리 현대사회를 비판한다든지의 메시지가 있다. 내가 생각한 이 책의 목적은 틀을 깨는 것이다. 줄거리를 이어나가는 기존 책의 틀을 깨버리는 것이다. 연극이 아닌 문장들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언어극을 하면서 관객들이 언어들을 계속해서 받아들이게하는 신선한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문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다 보니 문장의 개수는 많게되고 당연히 모순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우리는 순수한 연극만을 상영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써놓았는데, 끝으로는 관객을 모독한다. 관객에게 욕설을 전달하면서 순수한 연극을 한다? 이것은 모순이 된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틀을 깨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순수하다’ 라는 뜻을 다른 의미로 사용한 것일 수도 있다. 언어극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창제했기 때문에 언어극은 사회를 풍자하는 언어를 전달하는 것을 문화로서 인식하고, 그 문화를 실현시키는 도중 욕설을 사용한 것이다. 한마디로 이 책의 저자는 언어극이라는 문화를 따르게 된것이고 이를 순수하다고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닌 사소한 것이라도 다른 시각으로 보며 창의성을 길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