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16년 망명했던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태영호가, 외교관으로서 자신이 몸담았던 북한의 외교 전반에 대해 증언하는 책이다. 그는 북한과 중국의 여러 교육기관에서 국제 관계와 영어를 전공하고 1988년 외교관으로서 첫발을 내딛어 거진 30년간, 2016년 망명할 때 까지 북한 외무성에서 북한을 위해 일했다. 그는 90년대 북한의 외교적 고립, 고난의 행군이라 불리는 식량난, 북핵 위기와 북한의 핵실험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북한과 유럽국가 간의 외교적 협상을 직접 몸으로 거쳐 왔다. 특히 그는 유럽, 그중에서도 영국에서 길게 근무하며 아예 런던주재 대사관을 개척하는 업적까지 세웠다. 그런 그가 진술하는 북한의 외교는 어떠했을까?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처참하다. 진짜 예산도 없고, 여러 나라로부터 불량국가, 위험국가로 낙인찍혀 외교적으로 처신할 공간이 굉장히 좁아 보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수록 북한외교가 전진하고,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실제로 목적을 달성했다. 90년대 북한은 우리나라의 북방외교, 공산권 붕괴 등으로 인해 외톨이 신세가 되고 외교적으로 고립의 길을 걸었다. 아군과 적군의 구분이 없어진 상태에서 북한은 제 3의 존재인 유럽과의 관계를 개선하려고 시도한다. 처음에는 굉장히 어렵고, 변변히 대사관 개설등과 같은 사업이 좌절된다. 그러나 2016년 태영호 공사가 망명할 때 그는 영국에서, 런던주재 대사관에서 공사 직책을 수행하고 있었다. 북한의 시도는 오래 걸리더라도 꾸준히 지속되었고, 결국엔 성공했다. 북한 핵문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처음 핵을 개발한다는 정보가 접수되었을 때 미국은 영변을 폭격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고, 진짜 핵보유국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북한외교의 실상을 파악하는데 이 책이 정말로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