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란 책은 심리에 관심이 있는 대중 들에게는 이미 다 알만한 책인 만큼 유명한 책이다. 이에 맞춰 나도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인 만큼 이 책의 내용에 대해 더 잘 알아보고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심리학이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형성하는 과정과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의 본질적인 것을 알아내는 데에 도움을 주는 학문이라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 흥미로웠다. 로렌 슬레이터의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는 총 10가지 실험을 통해 한 사람 한사람의 생각을 바꾸고 뿐만 아니라 세상을 뒤바꿀 만한 실험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천재적인 심리학자와 정신의학자 10명이 등장하는데 저자는 스키너의 ‘상자 실험’을 시작으로 혁신적이면서도 논란이 많았던 심리 실험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한 가설과 이론을 이야기한다. 간단하게 각 챕터에 대한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1장 ‘인간은 주무르는 대로 만들어진다’는 동물들이 지렛대를 누를 때 부정기적으로 음식을 주는 실험을 행했고, 스키너의 보상과 처벌에 관한 행동주의 이론을 밝힌다. 2장 ‘사람은 왜 불합리한 권위 앞에 복종하는가?’는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이 수백명의 지원자들을 모아 전기충격을 가하는 실험을 한다. 이 실험은 인간의 행동이 외부의 힘의 구속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제시한다. 3장 ‘엽기 살인 사건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은 캐서린 제노비스라는 20대 후반 여성이 뉴욕 주에서 칼에 찔려 사망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녀는 필사적으로 소리를 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살인 현장을 목격한 38명의 사람들은 도움을 주기는커녕 경찰에 신고를 하는 사람조차 단 한 명도 없었다. 나는 이 사건을 통해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이렇게 매정할 수 있고 우리는 흔히 집단의 규모가 클수록 더 용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우리의 생각과는 반대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람의 심리와 실제 사람의 심리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한 5장에서는 개인이 믿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 간의 차이가 불편해서 사람들은 불일치를 제거하려고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실험들을 종합해 볼 때 인간의 심리는 이기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4장 ‘사랑의 본질에 관한 실험’은 해리할로라는 심리학자가 우유를 제공하는 철사로 된 원숭이 모형과 천으로 만들어진 원숭이 모형이 있는 우리 안에 새끼원숭이를 집어넣었다. 이 실험을 통해 스킨십이 주는 편안함이 영양이라는 변수를 뛰어넘을 정도로 강하다는 것이 드러낸다. 5장 ‘마음 잠재우는 법’은 레온 페스팅거가 거짓말을 하는 대가로 어떤 사람에게는 20달러를, 어떤 사람에게는 1달러를 주는 실험을 한다. 그 결과 1달러를 받은 사람은 ‘거짓말할 이유가 없는데도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을 했다’라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기가 힘들어 했다. 6장 ‘제정신으로 정신 병원에 들어가기’는 자신을 포함한 여덟 명의 사람들이 정신병 환자를 가장하여 여러 곳의 정신 병원에 나누어 들어가 의사들이 그들이 정상인지를 알아차라리는 지를 알아보는 실험을 한다. 하지만 의사들은 그들이 정상인지 알아차리지 못했고 이러한 결과를 통해 인간이 얼마나 복잡한 내면을 가진 존재이고 주관성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알 게 한다. 7장 ‘ 약물 중독은 약의 문제인가, 사회의 문제인가?’는 모든 것이 풍족하고 만족스러운 쥐 공원에서 사는 쥐들에게 57일간 일반 음료수와 모르핀이 들어있는 음료수를 준다. 하지만 모르핀을 복용한 쥐들은 모르핀의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았고 오히려 사용량이 주는 결과를 낳는다. 이것은 자신의 삶이 만족스러우면 아무리 약물을 매일 복용한 사람도 약물을 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8장 ‘우리가 기억하는 기억은 진짜 기억인가?’는 실험자의 실제 기억에 거짓을 덧붙인 것을 들려주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되짚어보게 한다. 이들 중 대부분은 거짓 기억을 이야기한다. 9장 ‘기억력 주식회사’는 해삼을 건드릴 때마다 아가미를 움츠리도록 조건화시키는 실험으로 세포 간의 메커니즘을 발견한다. 마지막 제 10장 ‘드릴로 뇌를 뚫다’는 인간의 뇌를 치료 하기 위해 직접 뇌를 드릴로 뚫어서 뇌엽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사례를 보여준다. 10가지의 실험 중 나는 3장 ‘엽기 살인 사건과 침묵한 38명의 증인들’이 가장 인상 깊다. 달리와 라타네의 사회적 신호와 방관자 효과에 대한 실험을 통해 사람들은 어떠한 일에 대해서 책임감이 분산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젊은 여성이 30분 동안 강간과 살해를 당하고 있는데 보통 사람이라면 어떻게 방관하기만 할 수 있을까? 내가 직접 도와 줄 수는 없더라도 도움을 청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인데도 불구하고 한 사람도 아닌 무려 38명은 그저 그 장면을 무시하고 지켜보기만 했다. 이러한 나의 생각처럼 사람들은 누구나 생각으로는 다른 사람이 위험에 빠지면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나라면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책임감 분산을 통해 군중들 사이에서 책임감이 공평하게 나누어지면서 생사가 걸린 상황도 무시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점이 매우 충격적 이였다. 과연 몇 명 정도까지는 책임감을 느끼게 될까? 몇 명부터는 책임감이 무뎌지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무시할 정도가 될까? 역시 궁금해 졌다. 책임감 분산이라는 것이 사람 수의 영향을 미치는 것일지 혹은 그 상황이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에 대해 알아 보고 싶어졌다. ‘스키너의 심리 심리상자 열기’는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실험을 하는데 이 실험들은 굉장히 개혁적 이였으며, 이 책을 읽으면서 심리 책이라기 보다 철학에 관한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책을 읽고 나서 폭넓은 사고방식과 궁금증을 가지게 하는 책이었으며 실제 인간 심리와 우리가 생각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이 책은 심리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관심이 없더라도 인간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 읽으면 흥미를 유발하고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