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쇼펜하우어를 염세주의 철학자로 소개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호기심에 그의 책을 읽어보게 되었고, 다 읽고 난 후에 든 생각은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염세적이긴 하지만 그의 철학은 매우 논리적이고 진리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리고 잘 따져 읽으면 그의 철학이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 
<br>쇼펜하우어는 삶의 고통, 불행, 궁핍과 같은 부정적 요소를 행복, 쾌락과 같은 긍정적인 요소보다 더 높이 평가한 철학자이다. 쉽게 수긍이 되지 않는 말이지만 쇼펜하우어의 글을 읽어보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왜 인간은 고통과 불행이 없이 살 수 없는지 우리는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은 모두 가질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은 모두 할 수 있고, 고통과 불행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금방 삶에 권태를 느끼게 될 것이다. 권태만큼 괴로운 지옥은 없다. 그러나 삶에 고통과 불행이 쾌락, 즐거움과 적당히 조화를 이룬다면 우리는 권태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br>여기에 더 나아가서 쇼펜하우어는 고통과 불행이 인간의 삶에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건강할 때는 건강함에서 오는 즐거움을 깨닫지 못한다. 그리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병마에 시달리면 쉽게 고통을 느끼고 병마에 이기기 위해 행동한다. 즉 행복이나 쾌락보다 인간은 고통을 더 잘 느끼고 더 잘 기억한다. 이것이 쇼펜하우어가 고통과 불행의 감정을 중요시한 이유이다.
<br>쇼펜하우어는 삶을 고통이라고 정의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철학을 염세적이라고 규정짓는다. 그러나 그 고통은 누구나 겪는 것이고 그 고통을 이겨내고 현실을 충실하게 살아간다면 또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고 말하는 그의 철학은 어찌 보면 매우 낙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 있어 행복과 불행은 밀물과 썰물처럼 왔다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는 그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