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를 에워싼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을 보고, 알게 된다. ‘보는 것’은 주변을 알 수 있게 하고, 그렇게 ‘알게 된 것’은 사유를 통해 더욱 확장된 지식이나 지혜를 얻게 한다. 앎이란 보는 행위를 전제로 하고, 보는 행위는 결국 앎을 파생한다. 이렇듯 ‘보는 것’과 ‘아는 것’은 서로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생각을 만드는 핵심적 토대이다. <br>존 버거(John Berger, 1926~ )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는 우리가 ‘보는 것’, 즉 ‘이미지’ 이면에 숨겨진 이데올로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서구 문명의 소비문화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또한 일정한 현상을 ‘보는 방식’ 혹은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독자에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있다. 이 책은 차례 없이 번호가 매겨진 일곱 편의 에세이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네 편에서는 글과 이미지를 같이 사용했고, 세 편은 이미지만을 사용해 보통의 책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형식을 취했다. 1~4장에서는 복제 기술로 인해 변용된 이미지, 누드(nude)에서 여성의 몸에 가해지는 시선의 정체를 주제로 다뤘다. 이어 유럽의 전통적 유화에 담긴 소유 관계와 무감각하게 노출돼 온 광고 이미지의 본질 등을 5~7장까지 다루며 ‘이미지(image)’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