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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

10210 박상현 공통교과 [병신과 머저리(이청준)]

  • 조회수 92
  • 작성자 박상현
  • 작성일 2020-02-10
  • 년도 2019년입학
  • 구분 공통교과
이청준의 작품으로, 1966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실린 단편소설이다. 얼핏 보면 작품은 1960년대의 도시의 삶을 그리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 속뜻은 굉장히 깊다. 처음 시작은 주인공(동생)이 형이 소설을 쓴다는 얘기를 말하며 전개된다. 의사인 형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열 살짜리 어린 소녀의 죽음 때문이었다. 사실 형의 전적인 책임도 아니지만 그 일로 고민에 빠지게 되고 급기야 병원 문을 닫고 소설을 쓰게 시작한다. 그렇게 작성하게 된 소설은 다름 아닌 한국 전쟁 때의 경험이었다. 형은 한국 전쟁 때 의무병으로 참전했으며, 적의 수중에 낙오했던 쓰라린 기억을 토대로 소설을 이어간다. 형의 경험 속 잔인하고 자신의 생존과 성욕만을 아는 인간은 오관모였고, 그 잔인함의 희생양은 김일병이었다. 김일병은 팔이 잘려나가 썩어가는 상태였다. 그 셋은 적진의 동굴에서 고립되어 있었다. 김일병의 팔에서 역한 냄새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오관모는 김일병이 무용지물이라며 입을 줄이기 위해 그를 죽이려고 한다. 그렇게 소설이 진전되는가 싶더니 거기서 멈춰버렸다. 계속해서 형의 소설을 훔쳐보던 동생은 뒷내용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형이 김일병을 죽여 버리는 것으로 소설을 끝내버린다. 하지만 형은 동생과 다른 결말을  짓게 되는데 오관모는 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일병을 동굴 밖으로 끌고 나간다. 잠시 뒤 총성이 들려오고, 그 소리에 깬 형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노루’를 보고야 말겠다며 산을 내려가 제지하던 오관모를 쏴 죽인다. 원고를 결말지은 형은 동생의 옛 애인, 혜인의 결혼식장에서 오관모를 보았다고 했다. 그 후 형은 그 원고를 불태우면서 옛 애인의 얼굴이나 그리고 있는 동생을 ‘병신’, ‘머저리’라고 비난한다. 그렇게 동생은 원인 모를 아픔에 앞으로도 허덕일 것이라 암시하면서 소설이 끝난다. 병신과 머저리는 형과 동생의 상처를 다루면서도 또 그 속에 김일병, 오관모, 형의 이야기가 있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직접 전쟁의 참사를 겪은 형, 그리고 형의 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는 동생. 둘은 대조적인 구조를 그리고 있다. 옛 애인을 잊지 못하고 현실을 도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동생과는 달리 형은 원고를 태움으로써 예전의 일을 극복한다. 이런 형제의 서로 다른 양식을 통해 전쟁의 폐해, 잊혀질 수 없는 민족의 아픔을 공감하게 된 반면 동생처럼 소극적이고 자신이 무엇 때문에 힘들어 하는지 모르는 모습은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을 자아낸다. 제목인 병신과 머저리에서 병신은 형을, 머저리는 동생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러나 병신과 머저리를 구분 짓지 않고 하나의 집합으로, 병신과 머저리에서 벗어나는 가의 여부에 따라 형과 동생의 진위 여부를 나누는 것이 내가 생각한 이상적인 해석이다. 병신과 머저리인 ‘나’ 또한 동생처럼 머물러 있지 않고 형처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진보적인 모습을 취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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