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가 살면서 전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책이다. 이 책을 읽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바로 알 것이고, 책의 내용이 궁금해서 들어왔다면 바로 나가는 책이다. 왜냐하면 극 형식의 소설을 완전히 뒤바꾸고 새로운 언어극 방식으로 앞 뒤 문맥이 전혀 자연스럽지 않고, 독단적인 형태를 이룬다. 또한 마지막에는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를 겨냥하여 혹은 관객들을 겨냥하여 욕설을 한다. 정말로 말만 들었을 때는 이것이 책인가 싶다. 그래도 이 책은 정말 생각하는 맛이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들 파격적인 형식을 취해 노벨상을 탔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독자들에게 생각하는 맛 그것 하나를 목적으로 이렇게도 생각해보고 저렇게도 생각해보라고 일명 백지 상태를 우리에게 던져준 것이다. 작가는 백지로 독자와 소통한다는 것이 얼마나 파격적인가? 내 생각에는 이러한 면목이 노벨상을 수상하는 한 건 했다고 생각한다. 평소 특별함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 요즘에는 특별함을 추구하면서 다름을 추구하지 않는 방향으로 인생을 살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특별함과 다름을 구분한다면 내가 생각하는 특별함이라는 키워드가 전혀 나오지 않고 오히려 평범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과거에 내가 추구해왔던 특별함을 깨부시고, 현재에는 특별한 듯 평범한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에 변화의 틀을 나에게 제시해준 책에게 감사하고, 이 책을 접할 많은 분들은 나 자신을 믿고 고민하고 생각해라. 그것이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