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 역시 책을 읽게 된 동기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같다. 대부분의 현대시에서 일제 강점기, 민주화 운동 시기의 상황을 주제로 그때의 시대상황을 감각적으로, 간접적으로 잘 전달해주는 작품이 많다. 하지만 그러한 작품들의 말과 정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때의 시대상황에 대해 공감해야하는데 이것은 그 시대에 살던 사람이 아니라면 사실상 공감하기 어렵다. 이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그때의 시대상황이 담긴 소설들을 읽고 시대상황을 공감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잔인하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받았던 민주화 운동을 주제로 다룬 ‘소년이 온다’라는 작품을 선정하고 읽게 되었다.
<br> 이 작품을 읽으며 가장 처음에 받았던 인상은 표현이 매우 거칠고 잔인하며 사실적이라는 것이다. 이 특징은 저자 ‘한강’이 쓴 대부분의 소설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한강의 거침없는 표현력은 책을 읽는 동안 간담이 서늘해지고, 소름이 끼치며, 읽는 독자마저 우울해지는 느낌을 주는 정도이다. 특히 시체를 표현하고 총을 맞는 시민들을 표현할 때 작가 한강의 특징이 부각된다. 두 번째로 읽으면서 생각했던 점은 이 작품 또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유사하게 각 목차마다 서술자가 달라지지만 결국 모든 인물이 서로 관계가 있어 읽으면 읽을수록 인물들 간의 관계를 알아가는 재미를 준다. 그 뿐만 아니라 같은 상황을 다른 인물의 입장에서 듣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세 번째로 읽으면서 생각했던 점은 이 작가의 머릿속이다. 도대체 작가 한강의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었길래 작품의 서술자를 죽은 사람의 영혼으로 삼으며, 그 영혼의 말들이 실제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하느냐는 것이다. 이 작품의 세계관은 꽤나 큰 충격을 주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특징들은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매우 높여주는 장치가 되었으며, 특히 작품의 몰입도는 심지어는 작품의 인물들이 죽을 때 매우 안타깝다는 생각까지 들게 할 정도 이다.
<br> 이 작품은 여러 문학 작품을 읽을 때 단지 읽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작품에 포함되어 있는 장치를 파악하는 것 또한 중요하며 나에게 있어서 고등학교에서 문학을 배우는 이유를 찾게 해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