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석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이라는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내가 라이너 그리스 하마 -「아톰으로 이루어진 세상」 대신 이 책을 선택한 동기를 먼저 말하겠다. 처음에는 `아톰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라는 제목에 흥미가 생겨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오주석 -「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을 선택한 이유에는 나의 어머니 영향이 있었다. 나의 어머니께서는 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셨고 현재에는 동네의 다른 아주머니분들과 같이 화실에서 그림을 취미로 그리신다. 심지어는 공모전에서 수상하셔서 MBC 대전방송국에서 미술작품 전시를 하신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르는 부분은 어머니께 여쭤보며 이해하면서 이 책을 읽으면 지루한 독서가 아닌 흥미진진한 독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바로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다.
<br>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첫째 이야기로 소개되는 내용은 옛 그림, 그러니까 대략 조선 시대에 그려진 그림들을 감상하는 두 원칙에 대한 설명이다. 첫 번째로는 그림의 대각선의 길이 또는 1.5배 정도의 길이만큼 떨어져서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림을 오른쪽 위에서 왼쪽 위로 쓸어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작가는 천천히 감상하는 것을 세 번째 원칙으로 추가한다. 이 세 가지 원칙은 언제까지나 작가의 주관적 의견이며 나 또한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 작가는 그림의 원칙을 이렇게 세 가지로 정한 근거로 첫 번째는 그림을 그린 사람이 그릴 때 화자가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감상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그리는데 그 거리가 대충 대각선 또는 대각선이 1.5배라고 말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 선인들은 글씨를 위에서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기 때문에 그림의 구도 또한 그린 사람이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보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근거는 개인적으로 논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이 근거를 신뢰가 간다. 세 번째는 그림 내부에 있는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천천히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근거는 그림을 많이 접해본 전문가들 또는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림을 아무리 천천히 본다 한들 과연 그림 내부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래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오랫동안 그림의 이야기에 대해 사색해보고 싶다. 그 의미를 찾았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취감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고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두 번째 이야기는 그림을 보기 전에 그림을 그린 선인들이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가자는 내용이다. 앞에 말했던 나의 비판이 두 번째 이야기에서 해결된다. 그림에 대한 지식이나 선인들의 마음을 많이 연구해본 사람들만이 그림을 천천히 봤을 때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음양에 대한 설명 중 손가락의 마디 수와 관련된 우리 선인들의 생각이 매우 신뢰성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매우 참신하다고 생각했다. 신뢰성이 없다고 생각한 이유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서인데 생각하다 보면 맞는 말도 같은 것이 매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서양에서도 음양의 순환이 요일의 이름을 정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조금 놀라웠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옛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그 작품에서 우리나라의 어떤 풍속과 역사적 상황 등의 근거를 찾아내서 추측한 내용을 설명하였다. 심지어는 작품을 그린 사람이 그 작품을 그릴 당시에 어떤 상황이었는지, 또는 왜 그렸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그림 속에 나와 있는 근거를 통하여 설명한다.
<br>중학교 때 이 책의 일부분이 교과서에 실려 읽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책 일부분만을 읽어서 책에 대한 궁금증이 아주 미세하게 남아있었는데 이 책을 이렇게 일부분이 아닌 전체를 읽게 되어 좋은 경험이 되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모르는 분야이다 보니 작가의 말을 매우 신뢰한 부분도 있었지만, 일부분에서는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작가의 생각과 비추어 보며 비판적으로 읽어본 경험이 되기도 하였다. 이 책으로 내가 몰랐던 우리 선인들의 사상과 김홍도, 신윤복 등 우리나라의 화가들의 대단함을 알게 되었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였다. 앞으로 미술관 같은 전시장에 갈 때는 뒷짐 지고 모든 작품을 1m 간격만큼 떨어져 일정한 속도로 걸으며 감상하는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동양화에 대한 배경지식을 어머니께 여쭤보며 어머니와 대화할 시간을 만들기 힘든 고등학교 시절에 어머니와 대화를 많이 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된 것 같아 매우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