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 책은 1970년대 군사독재정권 시절 도시 재개발이라는 미명아래서 거리로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난쟁이 가족은 서울의 빈민 동네인 낙원구 행복동에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살던 동네가 재개발 사업을 한다며 철거 계고장이 날라 오게 되고 하루 아침에 집을 잃게 된다. 아파트 입주권을 쥐어 받았지만 입주비를 마련하지 못해 투기꾼에게 입주권을 싼값에 팔아 버리고 만다. 영희는 가출을 하게 되고 입주권을 판 투기꾼의 사무실에서 일하며 함께 생활한다. 투기꾼과 동거하며 풍족한 생활을 하게 되지만 밤이 되면 투기꾼에게 몸을 대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는데 어느날 남자의 금고에 있던 입주권을 되찾아 살던 곳을 떠나버린다. 동사무소에서 아파트 입주신청을 하고 신애 어머니의 집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는데 신애 어머니로부터 아버지가 공장 굴뚝 속에서 죽은 채로 발견 됐다는 소식을 들으며 끝이 난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나는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돈있는 자는 계속해서 풍족하고 행복한 생활을 이어나가지만 돈없는 자는 계속해서 가난하고 불행한 생활을 하게 된다는 것이 이 책에서 드러난 것 같았다. 도시를 새롭고 말끔히 정돈하기 위해 재개발을 한다고 하지만 그 동네에 살고 있던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은 그 흐름에 뒤따라가지 못하며 삶의 터전을 잃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는 소설 속, 1970년대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현재진행중이다. 낙후된 지역은 말끔히 단장되어 아파트가 지어졌지만 옛 정취는 지워졌고 원래 그곳에 살고 있던 돈없고 갈곳없는 주민들은 거리로 내몰렸다. 불과 10년 전 재개발의 등에 떠밀려 망루에 올랐던 철거민들이 경찰과 대치하다 화재로 숨을 거뒀던 용산참사를 뉴스로 접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때 그 망루에 올랐던 사람들은 어떤 심정 이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