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도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유현준)
<br>도시는 단순히 건축물이나 공간들을 모아 놓은 곳이 아니다. 도시는 인간의 삶이 반영되기 때문에 인간이 추구하는 것과 욕망이 드러난다. 이 책은 자신들이 만든 도시에 인간의 삶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과연 더 행복해지는지 아니면 피폐해지고 있는지 도시의 답변을 들려준다. 나는 건축에 관해서 문외한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선택하여 읽게 되었는데 결과적으로 너무나 좋은 만남이었다고 생각한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부디 편하게 읽길 바라며, 지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두께가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함 없이 흥미진진하게 한챕터씩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내가 사는 이 도시가 다르게 보이고,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신경이 쓰이고 어디를 여행가게 되더라도 보는 눈이 달라져 보다 수준 높은 여행자가 될 수 있으리란 자신감이 생긴다. 또한 전통적인 한옥의 우수성을 칭찬하는 글들은 살면서 많이 접해보았지만 책에서는 역시 건축가의 눈으로 그 동안의 틀에 박힌 답들과는 다른 것을 내어놓는다. 그저 조선시대의 삶과 기후, 건축재료 들로서 만들어낼 수 있는 최상의 작품이 한옥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통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은 실현불가능 할 뿐더러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에 맞게 고민하며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후세에는 전통으로 가치매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신선하게 다가왔다. 자연이든 누군가에게서든 배워야 한다면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단순히 겉모양을 따라한다면 모조품에 지나지 않는다. 본질을 깊숙이 파악하기 위해서는 깊게 들여다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