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바 가즈키의 *내 남자*는 전통적인 소설 구성에서 벗어나 역순행적 구조를 통해 주인공 하나와 그녀의 양아버지 준코 사이의 복잡한 감정을 드러낸다. 이 독특한 시간적 흐름은 독자에게 마치 미로 속을 헤매듯이 이야기를 추적하게 만들며, 그 과정에서 인물들의 숨겨진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는 점이 흥미롭고도 강렬하다.
하나는 11살에 쓰나미로 가족을 모두 잃고, 16살 연상의 사촌 준코에게 입양된다. '북쪽 끝의 추운 지방'으로 이사하면서 두 사람은 함께 살아가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준코와 하나 사이의 관계는 점점 더 뒤틀려 간다. 역순으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독자에게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왜곡되어 왔는지를 천천히 보여주며, 결국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복잡하고 금기된 것인지를 드러낸다.
특히 준코와 하나가 처음으로 육체적으로 합일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역순행적 구성 덕분에 이 장면은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며, 이는 독자에게 큰 충격을 준다. 준코는 어린 딸에 대한 욕정한 준코는 이에 죄책감을 느끼며 기도를 한 후 하나와 결합하는데, 결국 하나와의 결합을 통해 자신이 품고 있던 어둡고 금기된 욕망을 드러냄을 보인다. 이 장면은 준코라는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보여주며, 그의 행동이 단순히 악랄한 욕망이 아니라 인간적인 약함과 갈등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한다. 또한 하나와의 관계성을 보여주며 인물관계를 굳히고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독자에게 선사한다는 점에서 책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금기의 파괴를 넘어, 인간 내면의 복잡한 욕망과 죄책감, 그리고 이를 통해 얻는 일종의 해방감을 탐구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주제를 통해 인간 관계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그 과정에서 독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내 남자'는 단순한 자극을 넘어, 복잡한 인간 심리를 다루며 독자에게 깊은 생각을 남기는 작품이다.